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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lth

멈춰야 보이는 것들

번아웃을 겪고 나서야 깨달은 것들

Josin·2024.12.10

요즘 나는 알람을 30분 늦춰놨다. 그 30분 동안 천장을 보며 멍하니 있는다. 아무것도 안 하는 시간. 그게 하루 중 제일 좋다.

작년 여름, 나는 침대에서 일어날 수가 없었다. 몸이 아픈 게 아니었다. 알람을 끄고 천장을 한 시간 동안 바라봤다. 출근해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그냥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다. 번아웃이라는 단어를 머리로는 알고 있었지만, 그게 내 이야기가 될 줄은 몰랐다.

돌이켜보면 신호는 있었다. 좋아하던 일이 싫어지기 시작했고, 주말에도 월요일 걱정을 했다. 친구들 만나는 게 귀찮아졌고, 취미생활은 언제 했는지 기억도 안 났다. 그런데도 나는 계속 달렸다. 멈추면 뒤처질 것 같았고, 뒤처지면 다시는 따라잡을 수 없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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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의 함정

우리는 '열심히'를 미덕으로 배웠다. 새벽까지 일하면 성실한 사람이고, 주말에도 노트북을 켜면 책임감 있는 사람이다. 쉬는 건 게으른 것이고, 여유를 부리면 도태되는 것이다. 그렇게 믿으며 살았다. 그 믿음이 나를 침대에 눕혀놓기 전까지는.

번아웃이 오고 나서야 깨달았다. 나는 왜 이렇게까지 달렸을까. 정말 이 일이 좋아서였을까, 아니면 멈추는 게 두려워서였을까.

노 빡빡

회복하는 데 결정적이었던 건 태국 치앙마이 여행이었다. 거기서 만난 현지인이 내가 뭘 하든 이렇게 말했다. "노 빡빡. 천천히 해도 돼. 내일 해도 돼." 처음엔 답답했다. 나는 돈 주고 온 관광객인데, 왜 이렇게 느긋한 거지. 근데 며칠이 지나자 그 말이 위로가 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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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는 것도 일의 일부

지금은 일주일에 하루, 무조건 쉬는 날을 정해두고 있다. 처음엔 불안했다. 이 시간에 다른 사람들은 일하고 있을 텐데. 근데 신기하게도 쉬고 나면 오히려 작업 효율이 올라갔다.

번아웃은 실패가 아니다. 몸이 보내는 신호다. 쓰러지기 전에 멈춰도 된다. 쉬는 것도 일의 일부다.

Josin

Josin

슬런치 에디터. 쉬는 것도 잘해야 한다고 믿는 사람.